블로그를 하면 가장 좋은 점은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도움받은 글이라며 링크 하나를 공유해 줬다. 개발자 이력서 작성하는 방법 - 99콘 이력서 후기라는 내가 지난해 작성한 글로, 조회 수 및 다른 블로그에 많이 링크된 글이지만 포스팅 후 나조차도 상세 내용을 잊고 있었다. 헌데 요즘 내가 고민 중인 내용의 답이 이 포스팅 안에 있었다.
슬럼프가 온 어느 날, 아무것도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땐 내가 작성했던 털어놓기 어려웠던 개발자로서 고민을 해결해 준 책, 함께 자라기를 다시 읽어 보고 마음을 다 잡는다.
삶은 마치 특정한 사이클로 흐름이 반복되는 것 같다.
-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이 흥하는 시기
- 어떤 길로도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이 좌절하는 시기
이 시기들을 겪으면서 고민하고 답을 찾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그 고민과 답을 찾아가는 길을 기록하는 것은 미래의 같은 사이클을 또 경험 나에게 매우 도움 된다. 그래서 블로그를 하면 가장 좋은 점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내게 도움된다. 기술 포스팅은 물론이고, 기술 이외에 개발자와 관련한 어떤 포스팅이든지.
한 가지 더, 물론 내 블로그는 현시점에 많은 글들이 있지도 않고, 글 솜씨가 유려하지도 않지만 보너스처럼 면접 제안도 종종 온다.
지인에게 혹은 다른 이들에게 내 글이 도움이 되는 것도 좋지만, 결국 나에게 도움 될 때 가장 희열을 느낀다.
이렇듯 블로깅은 미래의 나를 위해 차곡차곡 드는 보험 같은 것이다.
적당한 긴장감을 주기 위해 참여한 글또가 끝났다
지난 글 쓰는 또라이가 세상을 바꾼다 - 글또 4기에 참여해요를 통해 글쓰기 모임에 참여한다는 것을 알렸고,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글또4기가 끝난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나 싶고, 글또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점을 요약해본다.
계획을 세우세요
나의 계획은 창대했으나.. 일이 정말 너무 바빴고, 개인사도 있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만약 이 글을 보고 글또에 참여하길 원하는 분이라면 미리 어떤 글들을 쓸지 구성해놓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계획은 참고로 최대한 구체적이어야 한다. 나의 경우 적당히 카테고리만 뽑아놨는데 이건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2주란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돌아온다.
몇 번 결석해도 괜찮습니다
또한 예치금 100% 사수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2번 결석했다. 그래도 이 글또가 아니었다면 바쁜 일정을 핑계로 글을 단 한 개도 작성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100% 예치금 사수를 못하고 실패한 것이라고 칭하고 싶지 않다.
연초에 다짐한 목표 중 하나는 글을 1주일에 1개씩 작성하기가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리한 목표였는데, 그래도 글또 덕분에 2주에 한 번은 글 작성해왔으니 성공적이라고 자축하고 싶다. 어느 상황이 되더라도 글쓰기만큼은 지속할 수 있어서 꾸준한 블로깅이 목표라면 참여할 것을 권하고 싶다. 이것이 글또의 최고 장점이 아닌가 싶다.
다른 분들의 글을 읽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더불어 같은 직군에 있는 다른 분들의 글들을 보며 많은 정보와 동기를 얻게 되고, 다른 분야의 글들도 접할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초반에는 올라오는 글들 대부분을 읽었으나 시간이 점차 흐를수록 지속하기 어려웠다. 피드백을 작성해야 하는 글들만 읽게 되고, 지난 글들을 슬랙 각 채널에서 하나하나 찾아봐야 하는 것이 불편했다. 많아지는 글 양에 비해 슬랙 ux가 따라주지 않아 점차 안 보게 되는 것 같다. 이 부분은 글또 참여한 글들이 어딘가에 갈무리되면 좋겠다.
코로나 여파는 글또에게도 왔습니다
지난 글또 기수 후기들을 보면 오프라인 모임이 꽤 있었다. 그래서 오프라인 모임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시기에 글또가 진행되어 거의 오프 모임은 진행하기 어려웠다. 중간에 각 직군 별로 한 번 모이는 기회가 있었지만, 나는 당일 갑작스런 장애 대응으로 참여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 :(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지금 시작하세요
이렇게 마무리된 글또를 통해 블로그에 많은 글들을 채울 수 있었다. 계속 블로깅을 이어갈 수 있어 좋았고, 글쓰기 습관화를 할 수 있어 더 좋았다.
글또에 참여하기 전에는 미쳐 몰랐던 점이, 내 글의 호흡이 매우 길다는 것이다.
한 번에 읽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양이 많았다. 내게 글을 쓸 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뛰어난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건 각을 잡고 임해야 하는 거사였다. 글또에 참여하기 전에는 포스팅 하나에 들이는 시간이 거의 일주일 정도였다. 초안을 쓰고 다듬고 필요한 내용을 또 첨부하고.. 하지만 글또에 참여하면 시간 압박이 있다.
즉, 내가 시간을 무조건 여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양 혹은 질 중 적절히 밸런스를 맞춰야 했다. 하지만 둘 다 놓칠 수 없는 노릇이니 이 가운데 선택한 방법은 바로 시리즈 글을 작성
하는 것이다. 포스팅 하나에 들어가는 시간이 줄어드니 글쓰기에 대한 부담이 정말 많이 줄었다.
물론 아직 시리즈 글을 아직 다 마무리 하지 못했다. 하지만 걱정 없다. 오히려 내게 블로깅을 지속할 수 있는 글감을 더 안겨주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이제는 완벽한 글을 쓰려고 하지 않는 것
이다
나는 어차피 작가도 아니고 글로써 먹고 사는 이는 아니기 때문에 좋은 글을 쓰는 분들 처럼 글 쓰기란 매우 어렵고 많은 시간이 든다. 그래서 완벽하게 쓰려고 하기 보다는 내가 이 포스팅에서 말하고자 하는 부분만 충분히 전달하는 것에 집중한다. 적절히 꼭지를 나누고 불렛 리스트를 적용하면 꽤 정렬된 글이 나오며, 이 중 강조하고 싶은 두~세곳에만 하이라이트를 적절히 주는 방법을 쓰고 있다.
블로그는 오픈 된 공간이라서 부담스럽고 소위 있어 보이는 글을 쓰기에 주저하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시작하기 주저된다면 책이나 강의 후기, 기술 요약 포스팅처럼 글감의 원천이 내가 아닌 다른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좋다. 그다음에는 나에 대해 돌아보는 포스팅으로 이어지면 더 좋다 :)
그러니 이제 지금 시작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