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치지 않는 이유 - 일은 배신하지 않는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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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구글러

인터뷰

인터뷰 제안이 온 회사들 중 특정 회사는 전체적인 작업 프로세스나 유저 인터랙션에 대한 질문들보다 CSS와 Javascript의 속성, 개발 언어의 문법 등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올 법한 질문들을 하기시작했다. 평소 특정 언어의 기능이나 문법보단 구조를 설계하는 능력, 퍼포먼스를 높이는 방법, 모션이나 인터랙션 등의 디테일 등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었기 때문에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없었다.

구글에선 구글이 내준 과제와 포트폴리오 사이트, 그리고 개인 작업인 Form Follows Function을 주제로 잡았다. 주로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무엇인가에 대한 발표였다. 그 다음은 유명한 구글의 ‘화이트보드 인터뷰’였다. 주로 개발을 할 때 닥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정해진 답이 있다기보단 해결하는 과정을 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뷰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한다. 나의 경우엔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했는지도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리크루터가 보내준 인터뷰 관련 링크조차 읽어보지 않았다. 막상 읽어도 한 달 안에 내가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였다. 그냥 내 얘기를 했다. 지금 내가 가진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를 과장해서 보여줘 봤자 같이 일해보면 다 들통나기 마련이다.
인터뷰 준비가 힘든 이유는 내가 가진것보다 더 이야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 나 역시 이 부분을 매우 공감한다. 우리가 언어의 API를 통채로 외우지 않는 것 처럼 더 중요한 것을 인터뷰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본다. Reference, Syntax는 언제든지 공식문서를 통해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질문들이 단정적으로 나쁜것은 아니지만 답이 정해져있는 질문의 특성상 면접을 위해 잠깐 공부하면 충분히 극복가능한 것이라는 생각이 크다. 그래서 면접시엔 주로 문제 해결을 어떻게 접근하는지, 큰 그림 보고 점차 디테일함으로 들어 갈 수 있는지 등을 더 살펴보려한다.

와이프가 내게 말해준 직업에 대한 정의가 있다.
‘직업을 고를 땐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해.’





구글에 가면 행복할까요?

‘구글에 가면 행복할까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말은 목표가 구글이고 구글이라는 회사에 입사하면 본인의 삶이 달라질까요라는 말인데 사실 생각을 달리 해야 한다. 구글이 꿈이거나 목표가 돼선 안 된다. 이 세상에 완벽한 회사는 없다. 그래서 목표를 달리 해야 한다.

내가 구글에 입사하는 것이 아니라 구글 같은 회사가 나를 원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성장에 더 초점을 맞추라는 얘기다. 내 실력이 구글에갈 정도로 충분해지면 구글 입사 여부는 더는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된다. 회사는 성장의 도구이지 삶의 목표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꾸준히 노력한 결과 구글뿐만 아니라 다른 세계적인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치지 않는 이유

사실 아이들의 영재성을 부추기는 프로그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땐 영재일 순 있지만, 그 친구가 커서도 영재일 거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어린 시절의 이런 잘못된 관심은 ‘나는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특별한 존재’라는 위험한 선민의식을 가지게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론 어릴 땐 하나의 특정 분야를 공부하기보단 나중에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잘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창의성을 길러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코딩이 열풍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컸을 땐 코딩은 AI가 하고 다른 직종이 또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런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창의성을 기르는 것이 어떤 교육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창의성을 기르는 방법

창의성을 기르는 훈련 방법 중의 하나가 미술이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어릴 땐 집에 있는 가전제품을 다 분해해보고, 그림도 상상해서 많이 그렸었다. 하루는 마문지 뒷면이 모눈종이처럼 그리드가 있었는데, 그 그리드를 바탕으로 재단을 하며 원하는 장난감을 만들곤 했었다. 후에 아이큐 검사 시 공간지각력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었는데, 아마 이때의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승자의 뇌

미술의 장점은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이들에게 완성의 기쁨, 성취감, 목표의식, 승자의 뇌 구조를 만들어 준다. 수학 같이 정답이 정해진 과목은 틀릴 수도 있기에 항상 승리하지 못한다. 하지만 미술은 내가 만든 것이 답이기에 만복되는 미술 학습을 통해 승리하는 기쁨을 뇌에 인식시켜 줄 수 있다. 이것이 승자의 뇌 구조를 만들어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게 하는 효과를 준다.

<승자의 뇌> 저자인 이안 로버트슨의 TED 강의를 보면 승자의 뇌 구조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는데,

  • 경쟁 상황에선 뇌의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이 늘면서 도전 과제에 반응
  •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이 많을수록 승리할 가능성이 높음
    • 이는 도파민의 생성과 활동을 촉진하기 때문
  • 승진, 합격, 완성 같이 무언가를 성취하고 이겼을 때
    • 뇌 속 깊숙한 곳에 있는 도파민 경로에 더 명확한 길이 새겨짐
  • 도파민은 일종의 보상으로 동기 부여, 집중력, 목표설정 등에 큰 영향을 미침
  • 이런 성공이 계속되면 뇌는 인간을 대담하게 만들고 두뇌를 더욱 영리하게 만듬

또한 뇌는 참신한(Novelty) 환경에 반응하는데, 쥐의 연구에서 참신한 환경을 접하면 새로운 뇌세포가 성장하고 기억력이 향상되는 결과를 보이다. 이런 참신성은 뇌 내 전달물질을 통해 두뇌에 영향을 미치고, 두뇌의 비료라고 불리는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물질을 생성시켜 학습에 도움을 주고 기억력을 향상하기도 한다.

미술 교육을 통해 새로움을 접하고 무언가를 완성하며 성공하는 기쁨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면 이는 다른 어떤 교육보다 뇌의 발달에 중요한 기본이 되는 교육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뭔가를 생각해서 분해하고, 조립하고, 만드는 훈련은 나중에 아이가 자라서 어떤 직업을 선택했을 때 남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여줄 수 있게 한다. 이것은 내가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고졸임에도 내 분야에서 뒤처지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이가 원하면 코딩을 가르치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나는 아이들에게 코딩이라는 특정 과목을 억지로 가르치기보단 그림을 자유롭게 그리게 한다는지, 종이로 장난감을 만들도록 도와주는 그런 학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큰 성공만을 만들려고 하기 보다는 작은 성공, 작은 성취감을 자주 느끼는게 중요하기 하다. 그래서 목표를 최대한 잘게 쪼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토이 프로젝트나 특정 목표를 가진 모임을 할 때 막연하기 보다는 구체적으로 최대한 작은 scope으로 설정할 것은 권유하곤 한다.







일해주고 욕먹는 사람이 되지 말아라

중학교 댄 용돈을 벌기 위해 아버지를 따라가 일을 도왔다. 아버지께서는 항상 나와 형에게 “일해주고 욕먹는 사람이 되지 말아라”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사소한 일이라도 맡아서 하기로 했으면 대충하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해라’라는 뜻이었다. 아버지의 경험에서 나왔던 이 가르침은 지금도 내 가슴에 남아서 내가 일하는 습관을 만들어줬다. 작은 것 하나를 만들더라도 대충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면 그런 모습이 쌓여서 신뢰를 만들고 나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덕분에 어떤 일을 시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동료라는 말을 듣고 한다.

짜낸다

나는 작업을 할 때 ‘짜낸다’라는 표현을 쓴다. 한번 만든 것으로 끝내지 않고 더 나은 방향은 없는지 고민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마치 머릿속의 생각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에 쉬워 보이는 작업도 ‘짜낸다’라고 말할 만큼 생각에 생각을 거쳐 만들어내는 것들이다.


정말 너무 좋은 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일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개발자의 에세이이지만, 개발자가 아닌 다른 일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겉치레가 아닌 본질에 대한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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